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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피부 질환의 적인가 약인가치료실에서 하고 싶은 말들 2023. 2. 16. 23:12
미국이나 유럽을 여행 가면 조금만 좋은 날씨에는 도심이든, 공원이든, 주택가이든 어김없이 선글라스와 이어폰 끼고 민소매 입거나 아예 상의탈의한 상태로 달리는 백인들을 너무 흔하게 봅니다. 휴양지로 해외여행가도 비치나 풀장에서 일광욕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백인들이라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역시 서양애들은 개방적이라서 노출하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들은 이야기는 이런 백인들의 다수는 햇볕을 이렇게 쬐어줘야 피부질환, 가려움, 건선, 습진이 안 올라오거나 덜 올라와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에 반해서 우리는 자외선이라면 피부암과 피부노화, 기미의 주범으로 휴양지에 와서도 꽁꽁 감추고 가리는 경우가 많아 대조적입니다. 과연 자외선은 피부 질환의 적인지 약인지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외선 1급 발암물질
자외선(UV, Ultraviolet)은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태양광선 중 일부라고 보시면 됩니다. 강력한 에너지에 의해 DNA의 손상을 유발하기도 하기 때문에 살균의 목적으로 활용이 되고 계속된 DNA 손상은 돌연변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1급 발암물질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파장대에 따라서 UV-A, UV-B, UV-C로 나뉩니다. 조금 파장이 긴 UV-A(400 nm~315 nm)가 햇볕 자외선의 대부분으로 차지하고 피부를 좀더 깊이 침투해서 피부층 아래 콜라겐의 파괴까지 유발하기 때문에 노화나 피부암 유발합니다. 반면에 UV-B(315 nm~280 nm)는 UV-A에 비해서는 침투력이 낮고 유리창도 통과하지 못하고 피부 표면에만 작용하여 벌건 피부화상 정도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특히 비타민D 생성에 있어서 UV-B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UV-C는 대부분 오존층에서 차단되기 때문에 논의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무서운 자외선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으로 오존층에 구멍이 점점 커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자외선에 대한 방어책으로 인간은 선글라스와 선팅지처럼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서 피부를 검게 만들고 있습니다. 적도 부위에 많이 사는 인종이 흑인이고 고위도에 사는 인종이 주로 백인인 이유는 자외선 적응의 진화결과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멜리닌 색소만으로는 부족해서 요즘은 선블록,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르도록 합니다. (물론 선블록의 유해성분, 그 유해성분으로 산호가 죽어서 선블록을 금지시킨 하와이이야기, 무기자차와 유기자차 등 자외선차단제에 대해서 다음번에) 오늘날 피부과학의 주류는 서양인 백인 중심의 의학이므로 자외선의 방어능력이 부족한 백인들이 자외선을 많이 쬐서 겪는 피부암에 대해서 강조하는 면이 있습니다. (특히 영국 등 유럽 고위도에 살던 백인들이 호주로 이주하여 오존층이 얇은 호주의 자외선을 쬐면서 피부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을 보고합니다.)
그런데 백인들이 벗고 뛴다고? 바보아냐?
어쩐지 백인들이 빨리 확 늙어버리던데, 자외선에 대한 방어능력이 부족해서 피부노화가 확 오는구나라고 유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백인들이 벗고 뛴다고? 꽁꽁 싸매도 다녀야 할 상황에 피부 벌겋게 될 정도로 일광욕을 좋아한다고? 이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틀림없이 햇볕을 쬐어서 얻는 이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첫 번째는 비타민D입니다. 예전에는 비타민C를 엄청 강조했던 시기가 있었고 그 이후로는 비타민 B complex 시기가 있었다면 요즘은 비타민D가 강조되는 시기입니다. 비타민D의 결핍증 구루병, 골다공증 등 칼슘대사만 강조했었는데 요즘에는 면역 전반적인 영향이 강조되어서 암이나 자가면역질환에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수의 가정의학과나 내과에서 추천하는 영양제나 영양주사로 비타민D를 추천, 처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원래 비타민D는 주로 음식보다는 피부에 햇볕을 쬐어서 얻을 수 있는 비타민입니다. (물론 음식으로는 대구 간유, 햇볕에 말린 버섯 등이 좋습니다.) 비타민D는 소장의 칼슘 흡수, 신장에서의 칼슘 재흡수, 뼈와 치아로 칼슘 저장에 관여해서 골다공증,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피부질환을 보는 입장에서는 칼슘은 피부각질세포의 분화 조절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튼튼한 피부장벽을 형성하는데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네랄입니다. 세포 수축에 도움을 주는 칼슘은 피부각질세포 속에 머금고 있다가 중간층 정도 올라오면 세포가 빵 터지면서 피부 세포 껍질은 딱딱한 장벽이 되고 터지면서 나온 세라마이드와 같은 지질인자는 장벽들이 서로 잘 붙어있게끔 이루어집니다. 방출된 표층의 높은 농도의 칼슘층은 자외선을 반사시키는 기능을 하게 됩니다. 결국 자외선이 강해지면 칼슘의 필요가 높아지는데 이러한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비타민D입니다. 건선이나 아토피 환자는 피부의 칼슘농도가 너무 부족해서 피부장벽이 쉽게 허물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건선이나 아토피와 같은 습진질환에 자외선이 치료로 활용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피부질환 한약재로 칼슘성분인 석고(CaSO4·2H2O)나 프로비타민D 성분인 에르고스테롤을 많이 함유한 복령과 같은 약재를 많이 활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비타민D는 T세포, B세포와 같은 면역세포의 활성도에도 영향을 줘서 염증 유발 인자를 조절하는 기능도 합니다. 또한 암 예방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두 번째는 살균효과입니다. 피부면역이 떨어지면 곰팡이나 상재균 중 일부가 병원균으로 바뀌는 기회감염이 생길 수 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살균방법이 자외선입니다. 특히나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와 같은 약을 오래 사용했다면 감염균의 과증식이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약을 쓸 때는 면역세포가 억제되어서 반응이 없지만 병원균은 점점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으로 진행됩니다. 스테로이드 주의사항 첫 번째가 감염성질환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항생제나 항진균제 등의 내성과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약보다는 자외선을 통해 살균을 하고 피부는 강한 저항성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세 번째는 세로토닌, 멜라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작용입니다. '행복호르몬'이라고 알려져 있는 세로토닌은 햇볕을 쬐면 생성이 촉진됩니다. '행복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기분, 감정 등에 작용하여 불안감, 우울감을 낮춰주고 긍정적인 감정으로 스트레스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밤에는 멜라토닌으로 전환되어 수면에 도움을 줍니다.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피부질환이 보여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고 가려움증은 수면의 불량을 가져오기 쉽기 때문에 일정시간 햇볕을 쬐어서 세로토닌, 멜라토닌의 생성을 촉진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전에 건선 환자들이 이스라엘 사해 호수를 갔다오면 건선이 너무 좋아진다고 해서 '사해소금'이 건선에 특효약이라고 유명해졌습니다. 그런데 실지로 사해 호수에 가면 몸의 대부분이 물 위로 떠서 햇볕 자외선을 충분히 쬐기 때문에 건선이 좋아지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게 보고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으로 피부미용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우리나라의 여성의 비타민D 혈중 수치는 일조량이 적은 북유럽 (스웨덴, 네덜란드) 여성보다도 훨씬 적다고 합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을지로는 대부분 오피스타운으로 아침 일찍 지하철로 출근해서 지하도로 이동하고 해가 지면 퇴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짧은 점심시간에도 산책보다는 웹서칭을 하게 되고, 운동도 지하 헬스클럽에서 합니다. 어쩌다가 등산, 골프, 여행이라도 하면 선블록, 토시로 꽁꽁 감춰버립니다. 대부분의 도시인들의 삶이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절대적으로 햇볕을 쬐는 양이 부족합니다. 걱정되는 피부질환이 있다면 무조건 햇볕을 쬐셔야 합니다. 얼굴의 노화, 기미가 싫다면 얼굴은 가리고 팔 다리는 최대한 노출하고 하루 20~30분은 쬐셔야합니다. 그것도 쉽지 않다면 UV-B 자외선 조사기를 구비한 곳에서 꼭 주기적으로 쬐어주시면 스테로이드 연고의 굴레에서 벗어나시는데 무조건 도움이 됩니다. 지구 생명체의 에너지의 근본은 태양입니다. 태양을 멀리하는 것은 생명의 근본 에너지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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