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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하늘마음한의원 원장이 치료실에서 하고 싶은 말들

  • 2023년 하버드 의대에서 밝힌 피부 '가려움증'의 원인은?
    치료실에서 하고 싶은 말들 2024. 1. 9. 00:15

    피부 질환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것 중 하나는 '가려움증'입니다. 가렵지만 않아도 긁지 않을 수 있고, 긁지 않으면 피부 손상을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2차 감염 등의 문제도 적을 것이고 피부 재생 회복에도 훨씬 빠를 것입니다.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낫게 해주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는 이유 중 하나는 가려움을 낮쳐주고 피부손상을 주지 않아서 피부질환이 악화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연고'로도 해결되지 않는 가려움증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번에 하버드 의대 연구진이 '피부 가려움증의 원인'을 밝혀 권위있는 국제학술지 '셀(Cell)'에 실었다고 해서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doi.org/10.1016/j.cell.2023.10.019)  (S. aureus drives itch and scratch-induced skin damage through a V8 protease-PAR1 axis, CELL, VOL. 186, ISS. 24, P5375-5393.E25, NOVEMBER 22, 2023)

     

    피부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것은 '황색포도상구균'

    이번 하버드 의대 연구진들은 가려움을 유발하는 원인은 '염증'이나 '면역반응'이 아닌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S. aureus)'에 의해서라고 밝혔습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대부분 사람의 피부에 있는 병원균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중간균으로 존재하지만 면역이 떨어지면 병원성을 가집니다.) 기존의 학자들이 '염증', '면역반응'에 의해서 가려움증이 생기므로 '스테로이드'와 같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야 가려움증이 낮아진다는 의견에 반하게 됩니다. 쥐의 피부에 '황색포도상구균'을 노출시키면 쥐들이 가려움을 느껴 긁게 되고 피부 손상을 시켜 부위가 넓어지고 과민반응(alloknesis)까지 보였다고 합니다. 황색포도상구균이 방출하는 'V8'이라는 단백질분해효소피부 신경세포의 PAR1이라는 단백질을 활성화시켜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고 메카니즘을 밝혔습니다. 또, 재미있는 결과 중 하나는 피부 알레르기나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비만세포(mast cell), 호염기구는 '황색포도상구균'에 노출된 뒤에도 가려움증을 유발하지 않았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결국 아토피나 습진 환자에게 피부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면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과도하게 많아진 것''피부의 염증과 면역반응'보다 더 중요한 '가려움증'의 원인이라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황색포도상구균이 가려움증을 유발
    황색포도상구균이 가려움증을 유발 (출처 CELL)

    그러면 피부질환에서 가려움증을 없애려면?

    이 연구에서 '가려움증 치료방법'을 제안하는데 바로 'PAR1 차단제'입니다. (PAR1 차단제가 혈전 예방용 항응고제로 사용하고 있어서 용도를 바꿔 사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PAR1 단백질'은 피부가 느끼는 촉감이나 열, 통증, 가려움증 같은 감각 신호를 전달해주는 물질인데 이를 차단하는 약물을 개발한다고 합니다. 이는 기존의 스테로이드의 효과가 없었던 환자들에게는 획기적인 약물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읽은 저는 제약회사식 접근방법에 깜작 놀라게 됩니다. (계속적 지속적으로 사용해야하는 특허급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인 것일까요) 원인은 '황생포도상구균'의 과증식으로 봤지만 치료법은 '인간 피부신경세포의 대사차단'입니다.

    물론 항생제의 남용으로 인한 다중 항생제의 내성을 가진 MRSA 등의 문제는 원인균을 쉽게 제거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가려움증의 유일한 원인균이라고 단정짓지 않고 있습니다. '곰팡이, 바이러스, 박테리아를 포함한 많은 미생물'이 가려움증을 동반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려움증 유발은 미생물들의 번식과 확산에 도움이 되는 현상으로 진화론적으로 숙주에게 유발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황색포도상구균'을 비롯한 많은 미생물들의 과증식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한 '가려움증' 치료법이 아닐까 합니다.  

     


    '황색포도상구균'이 '피부 가려움증'의 원인이라는 최신 연구 논문을 살펴봤습니다. 결국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고통받는 아토피와 습진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피부상재균의 정상화'입니다. 물론 이러한 균을 죽이고 세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만성 피부질환자에게 '항생제' 등을 남용하는 것은 '피부상재균'의 '유익균'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상화'를 이루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고 '항생제 내성'의 문제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미 '항생제'로는 죽일 수 없는 MRSA도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려움증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을 차단하는 것'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원인이 되는 '황색포도상구균의 번식을 방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생제가 아니더라도 '자외선' 등 광선을 이용한 살균치료, 피부 자극을 주지 않는 적절한 소독, 생약성분을 이용한 항균요법, 유익균을 증가시켜서 병원균이 줄게하는 방법, 병원균이 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 등의 치료가 병행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치료법은 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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