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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고기 드세요~ 좋은 고기가 뭐에요?치료실에서 하고 싶은 말들 2023. 1. 20. 01:16
환자 분들에게 "피부질환 때문에 육식을 금하지 않더라도 좋은 고기로 드세요~"라고 말씀드리면 좋은 고기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하십니다. 한의사니까 체질에 따라 닭고기, 돼지고기는 금하고 소고기만 먹으라는 것인지 아니면 수입산 말고 한우만 먹으라는 의미인가 투뿔(A++)로 먹으라는 의미인가라고 다양한 추측을 하십니다. 물론 체질에 따라 좀 더 맞는 고기도 있을 것이고 (포화지방산의 함량이나 티로신과 같은 아미노산의 함량에 따라 소화나 먹은 후 몸에서 느껴지는 열감의 느낌이 다를 수 있습니다.) 신토불이 개념도 있을 것입니다. (GMO나 제초제 때문에 국산콩, 우리밀은 많이 강조합니다.(https://jwonk96.tistory.com/entry/GMO) 하지만 이번에는 유기농, 풀먹은 소, 동물복지, 자연방사, 방목 차원에서 좋은 고기를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육식이 염증성 질환이 있을 때 좋은 것은 아니지만
사실 육식 자체가 염증에 좋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동물성 포화지방산이나 아라키돈산과 같은 오메가6의 불포화지방산은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WHO에서는 적색고기도 2급 발암물질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가공육은 1급 발암물질입니다.) 대장암, 췌장암, 전립선암 등의 암뿐만 아니라 심혈관계질환, 염증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동물성 지방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있고 육식의 찬반에 대한 연구에는 논란도 좀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아주 심한 피부질환이 있는 분들에게는 고기를 한동안 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육식은 양질의 단백질과 고열량의 지방, Vit. B12와 같은 영양소 공급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또 무엇보다도 '고기맛'을 본 사람이 고기를 끊은 것은 매우 쉽지 않기 때문에 '좋은 고기'를 드시게끔 합니다.
값싸게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좋지만.. 공장식 사육의 문제점
예전에 가축을 기르는 방식과 지금의 방식은 많이 다릅니다. 많은 양의 가축을 최대한 살찌게 빠르게 상품성(?)있게 길러내는 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즉 '공장식'으로 가축을 길러내는데, 효소가 살아있는 식이섬유질의 풀 대신 전분덩어리인 GMO 옥수수 사료를 먹여서 살만 찌우게 됩니다. 또한 성장촉진제 호르몬까지 맞춰서 무조건 몸집 키우는 것에만 집중시킵니다. 또한 제한된 공간에 최대한 많은 수의 가축을 기르기 위해, 질기고 딱딱한 근육질이 아닌 근육 속에 기름이 잔뜩 낀 마블링 좋은 고기를 만들기 위해 거의 숨만 쉴 수 있는 공간에 움직일 수도 없도록 만들어버립니다. 가축들이 스트레스가 극도에 이르러서 철장을 물거나 자학하는 이상행동을 보이는 정도가 되어서 더 움직일 수 없도록 만듭니다. 이런 공장식 사육에서는 한 마리만 감염되어도 면역 떨어진 다른 가축들에게 삽시간에 전염되게 됩니다. 그래서 선제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하게 됩니다. 또 항생제는 가축들이 적게 먹어도 살이 많이 찌게끔 해줘서 1석2조입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인데 항생제로 인하여 장내미생물총이 무너지면서 비만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병원에 가서도 항생제처방은 최대한 안 받으려고 합니다.'라고 항생제 내성이나 위험성으로 기피하시더라도 육식을 통해서 나도 모르게 흡수되는 항생제가 엄청 많습니다. 가축의 분뇨를 통해 배출된 항생제는 환경을 오염시키는데 이는 항생제 내성균을 유발하는 큰 원인이 됩니다.
유기농, 동물복지, 풀 먹은(grass-fed), 자연방사(cage-free), 방목, 무항생제 = 좋은 고기
좋은 고기는 절대로 A++을 받는 고기가 아닙니다. (등급은 마블링에 의해서 결정될 뿐입니다.) 스트레스 많이 받고 면역이 떨어지고 항생제로 겨우 연명하는 몸집만 큰 가축의 고기는 틀림없이 발암물질이고 염증유발물질이 됩니다. 소가 소답게 풀을 뜯어먹고 운동도 하고 건강하게 길러져야 건강한 고기가 될 수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돼지도 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는 좋은 고기는 공장식 사육인 아닌 자연방사되어 살아있는 풀을 먹고 가축의 장에도 좋은 균이 자라고 건강하고 면역력이 좋아서 항생제가 필요 없는 스트레스 없는 가축의 고기를 먹어야 합니다. 실지로 목초지에서 풀을 먹은 소의 경우 오메가3 : 오메가6 = 1 : 4~6 정도이지만 옥수수 사료를 먹은 공장식 사육소는 1 : 20~100 정도로 매우 높다고 합니다. (오메가6의 비율이 높으면 염증 반응, 혈전 반응이 심해지기 때문에 WHO에서는 보통 1 : 4 이하의 음식을 먹도록 권장합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마블링을 중시하는 한우보다 넓은 목초지에서 방목한 호주산 소고기를 드시도록 이야기합니다. (호주산도 한국의 마블링 기중 때문에 도축 전 몇 개월은 옥수수 사료를 먹이고 못 움직이게 한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공장식 사육 덕분에 고기를 원 없이 먹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부질환이 있거나 알레르기, 자가면역질환 등 원인을 알기 어려운 염증에 고생하고 있다면 꼭 '좋은 고기'로 바꿔먹으셔야 합니다. 매식이나 외식의 대부분의 육식을 줄이고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찾아서 좋은 먹거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가공육은 논할 가치도 없이 무조건 드시면 안 됩니다. 알 수 없는 부위의, 알 수 없는 잡질의 고기를 강한 염분과 방부처리로 문제점을 숨긴 고기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희 집에서 '좋은 고기'를 주문하면 '맛없는 고기' 시켰다고 투덜댑니다. 아무래도 근육이 강하고 지방도 별로 없어서 뻑뻑하고 질기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입이 안 좋은 고기에 길들여진 것입니다. 고기를 구워서 (굽는 것도 마이야르 반응, 당화반응으로 당독소를 유발합니다. 직화는 벤조피렌 같은 발암물질도 만듭니다.) 기름 자글자글한 것을 입에 넣고 '우와~ 살살 녹는다' 말할 때 과연 녹아서 들어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아직도 고기에 '환장'한 상태가 아니라면 이제는 건강을 위해 좋은 고기를 드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계란과 우유, 가공육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번에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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