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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슐린 저항성이 뭔가요
    치료실에서 하고 싶은 말들 2023. 1. 16. 23:17

    피부 질환이 있는 환자분들의 식이 티칭할 때, 혈당을 급격하게 올릴 수 있는 단순당인 설탕, 액상과당을 피하시고 정제된 탄수화물 밀가루도 피하시라는 말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밀가루는 글루텐, 제초제, 살충제 등의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술, 담배도 아닌데 이런 것까지 피해야하는지 물어보는 환자분들에게 '인슐린 저항성 문제 때문에 꼭 피하셔야 합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러면, '네' 하시지만 사실 피부질환하고 인슐린 저항성하고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치료실에서는 다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인슐린 저항성이 무엇인지 왜 피부질환에도 당관리가 필요한 이유를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인슐린은 올라간 혈당을 저장하는 호르몬

    사실 오랜 세월동안 인간은 혈당이 높아서 힘들 때보다 낮아서 힘들 때가 더 많았습니다. 기근이나 굶주림 시 혈당이 떨어지면 올리는 시스템은 많지만 높은 혈당을 낮추는 시스템인슐린이라는 호르몬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인슐린 역시 혈당이 높은 것은 안 좋은 것이니까 모조건 낮추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소중한 당을 헛되이 버리지 않고 저장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음식을 먹으면 대략 1~2시간 후 소장을 통해서 흡수되어 포도당이 혈액 속에 유입됩니다. 포도당은 모든 세포의 영양소가 되지만 특히 뇌한테는 포도당만이 영양분이 되기 때문에 매우매우 중요합니다. 세포 밖의 포도당은 세포표면에 있는 수송체 GLUT(Glucose Transporter)를 통해 세포 속으로 들어가서 미토콘드리아의 TCA 회로에서 에너지를 발생시킵니다. 항상 포도당이 여유있게 들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혈당이 높아지면 바로 이를 저장하기 위한 시스템이 발동하는데 이것이 바로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세포에는 GLUT1이라는 수용체가 있는데 이는 농도 차 확산에 의해 유입되지만 GLUT4근육 및 지방세포에만 있어서 인슐린이 있을 때만 포도당을 세포로 흡수하게 됩니다. 이 때는 세포가 쓰려고 흡수하는 것보다는 저장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과량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근육세포에는 글리코겐이라는 형태로, 지방세포에는 중성지방 형태로 포도당을 저장하게 됩니다. (간에서도 글리코겐 형태로 포도당을 저장합니다.)

     

    많은 인슐린에도 불구하고 반응하지 않는 저항성

    혈당이 자주 높은 상태가 유지가 되면 인슐린이 빈번하게 많은 양이 분출되게 됩니다. 인슐린은 GLUT4를 통해서 포도당을 저장하도록 계속적으로 지시하지만 어느 순간 이 기능이 망가지게 됩니다. GLUT4 수용체의 문제일 수도 있고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졌을 수 있습니다.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높은 혈당이 저장되지 않고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데 이를 '당뇨'라고 부릅니다. 췌장에 문제가 있어서 인슐린 분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1형 당뇨라고 하고 인슐린 분비는 이루어지지만 인슐린의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2형 당뇨라고 합니다. 당뇨은 소변에도 당이 나온다는 이야기인데 혈당이 대략 180mg/dl이상이 되면 (신역치(renel threshold)) 신장의 세뇨관세포의 역치를 넘어서 당이 완전한 재흡수가 안되고 소변으로 샌다는 것입니다. 혈당이 높아지면 끈적함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물을 자주 먹게 되고 소변의 당 역시 물을 끌고 가서(삼투압) 소변양이 늘게 됩니다. 찐득한 혈액은 순환이 좋지 않아서 말초순환을 저하시키고 이는 망막증, 발괴사 등이 나타납니다. 찐득한 혈액을 돌리기 위해서는 높은 혈압이 요구되고 이는 심혈관계 질환의 문제를 가져옵니다. 그래서 당뇨의 합병증은 매우 무섭고 끔찍합니다 

    인슐린 저항성
    인슐린 저항성으로 포도당이 세포내 유입이 안 되는 상태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Diabetes)

    순환저하보다 더 무서운 세포독성

    당뇨의 순환저하 보다 더 무서운 것은 세포독성입니다. 인슐린에 의해서 작동하는 GLUT4는 그 기능을 못해서 근육세포와 지방세포는 점점 말라갑니다. 대신에 혈장과 조직액의 높은 혈당은 농도차로 인하여 혈관세포, 신경세포, 피부세포의 GLUT1을 통해서 유입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저장하는 기능이 없는 이러한 세포에는 정상적인 해당과정 이외에 곁가지인 과당을 생성하는 과정이 활성화됩니다. 폴리올 대사계(polyol pathway)라는 과정으로 포도당(glucos)가 솔비톨(sorbitol)이 되고 다시 과당(fructose)로 되는 과정이 약 10배 이상 늘어납니다. (정상 혈당에는 유입 포도당의 3%만 가지만, 고혈당에는 30% 이상 갑니다.) 이 때 생성된 솔비톨의 높은 농도는 세포의 삼투압을 높여서 세포가 뚱뚱하게 만들고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가 생성된다는 것입니다. 활성산소는 요즘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결국 세포독성, 세포노화를 가져오고 세포는 손상받게 됩니다. 세포 속에 과하게 남에 있는 당은 세포 내에서 단백질이나 지질에 붙어버리는데 이것이 바로 최종당산화물(AGEs,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입니다. 이는 인체내 유해물질이며 세포를 손상시키고 들게 만듭니다. 당뇨의 지표로 체크하는 당화혈색소는 적혈구 내 혈색소에 붙어 만들어진 최종당산화물입니다.

     


    결국 최종당산화물(AGEs)는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인 건선에서도 살펴봤는데 손상된 세포는 내 면역세포가 내 세포이지만 공격하고 염증반응을 유발합니다. (https://jwonk96.tistory.com/entry/psoriasis) 높은 혈당에 때문에 발생된 문제는 긴 인류 역사상 최근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많은 생소한 피부질환이 최근에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잦은 외식(외식 음식의 맛있고 땡기는 맛은 엄청난 단순당의 역할입니다), 정제된 탄수화물 등은 우리의 음식 문화를 많이 바꾸었습니다. 잘 낫지도 않는 피부질환은 이러한 음식 문화에서 오는 결과물일 수 있기 때문에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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