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한포진 - 이드 반응(id reaction)을 아십니까?
    치료실에서 하고 싶은 말들 2023. 3. 7. 17:16

    요즘의 손발 습진의 대명사 한포진에 대해서는 지난번에도 언급했습니다. (https://jwonk96.tistory.com/entry/tinea) 그때는 무좀과의 감별점에 대해서, 또한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무좀균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번에는 무좀이 아닌 한포진이 도대체 왜 생겼는지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좀약도 열심히 발랐고 연고도 열심히 발랐는데..

    한포진으로 한의원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오신 분들입니다. 그중에 무좀약을 열심히 발랐다는 분도 많고 피부과 연고를 열심히 발랐는데 안 바르면 재발되어서 봤다는 분들이 상당수입니다. 우선 무좀약을 열심히 발랐는데 호전이 없다고 하신 분들은 피부 표면에 있는 곰팡이균 진균에 의해서 발병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꾸준하게 열심히 발랐다는 가정입니다.) 한포진에 처방된 피부과 연고의 상당수는 꽤 강한 스테로이드연고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것을 바르면 일단 가려움을 줄을 것이고 가려움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연고를 줄이거나 끊으면 다시 올라온다면 일시적인 가려움으로 유발된 접촉성 피부염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가려움을 유발하는 외부의 요소가 제거되었다는 가정입니다.) 그렇다면 왜 한포진은 발생하는 것일까요?

     

    지하실 구석 곰팡이 슨 벽지   

    오래된 건물 지하실에 내려가면 구석에 곰팡이가 낀 것을 볼 때가 있습니다. 이때 곰팡이가 슨 벽지를 살살 벗겨내어 보면 그 속을 깨끗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벽지만 벗기고 새 벽지 바르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벽지를 벗겼더니 안은 훨씬 더 심각하게 곰팡이가 낄 수 있습니다. 이 때는 벽지 안쪽 건축재의 부패 문제나 물이 새는 곳이 있거나 결로가 생기거나, 쥐, 벌레 등이 살고 있거나 등등의 곰팡이 유입경로를 해결하지 않고 새 벽지만 바르면 금방 다시 더 넓은 부위로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저는 한포진을 바로 이런 상태로 보고 있습니다. 한포진도 주부습진처럼 외부의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상당수는 내부의 요인으로 인해서 손발에 나타난 질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포진의 경우 국소질환보다는 전신 면역성 질환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드 반응 (id raction), 자가습진반응 (autoeczematous response)

    한포진처럼 매우 가려운 빨간 구진이나 수포가 처음 생겼던 곳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손가락 사이에 생긴 한포진이 며칠 뒤에 발가락 사이에도 발병하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특별히 손댄 적도 없는데 이렇게 떨어진 부위에 비슷한 증상이 생기는 현상은 이드 반응(id raction), 자가습진반응(autoeczematous response), 파종성 습진(disseminated eczema)라고 불립니다. 일반적으로 한포진이나 손발의 진균감염이 가장 흔하지만 아토피 등 습진이나 두드러기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한포진을 유발하는 진균의 포자나 습진 유발원인인 독소나 염증유발요인이 피부 밖이 아니라 혈액을 타고 이동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먼저 생긴 곳의 원인 물질이 혈액을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되었을 수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 유입된 원인 물질이 손과 발 등 말단 부위에 침착하면서 시간차를 두고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원인 물질이 외부로부터 들어올 수 있는 경로 중 가장 유력한 곳은 ''을 보고 있습니다.

    발과 손에 나타난 이드 반응 (출처 - Ilkit, Macit & Durdu, Murat & Karakaş, Mehmet. (2012). Cutaneous id reactions: A comprehensive review of clinical manifestations, epidemiology, etiology, and management. Critical reviews in microbiology. 38. 191-202. 10.3109/1040841X.2011.645520.)


    한포진 언제 심해지는지를 보면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부족, 피로, 과로, 잦은 음주와 부적절한 식이가 있을 때 심해진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즉 한포진은 전신의 면역이 무너질 때 발생하고 악화되는 질환입니다. 그러한 기전을 지하실 곰팡이 슨 벽지와 이드 반응을 통해서 설명드렸습니다. 그러므로 한포진 치료에 있어서 손발만 보는 것은 부족합니다. 전신의 면역을 회복시키고 특히 습진을 유발할 수 있고 진균의 원인이 있을 수 있는 장내 미생물관리와 장 면역을 봐주는 것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