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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포진 습진 관리법
    치료실에서 하고 싶은 말들 2023. 3. 15. 23:30

    한포진손발의 습진이지만 그 원인은 전신면역, 장의 면역에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https://jwonk96.tistory.com/entry/pompholyx) 하지만 그렇다고 손발의 습진을 잘못 관리하게 되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한포진 습진부위에 대한 관리법도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무좀이나 한포진 관리법에 대해서 이미 언급한 적이 있지만 관리법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https://jwonk96.tistory.com/entry/tinea)

     

    물은 적게 닿고 닿으면 빠르게 제거

    가장 잘못 알고 있는 관리법 중 첫 번째는 보습에 대한 잘못된 개념입니다. 보습을 한다고 미스트 같은 물을 자꾸 뿌리거나, 수분팩을 하거나, 감염 걱정에 물로 자주 씻고 물을 수건으로 닦거나 말리지 않고, 물이 잔뜩 있는 상태에서 수분함량이 높은 묽은 로션을 바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습진을 악화시키는 최악의 관리법입니다. 습진의 습은 습기의 습(濕)을 사용합니다. 습진부위가 피부가 까지고 진물이 나는 모습을 보고 명명시킨 것도 있지만 습진은 습(濕)을 말려주는 것이 치료의 시작입니다. 보습이 중요하다던데 이상한 소리라고 느낄 수 있지만 피부장벽은 물에 오래 닿아있으면 약해집니다. 욕탕에 오래 있으면 때가 잘 벗겨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습진은 이미 피부장벽이 약하기 때문에 절대 물에 오래 닿으면 안 됩니다. 특히 물을 타고 다른 부위의 다른 균의 감염도 발생할 수 있어서 이차감염을 막기 위해서도 물은 빠르게 제거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남아있는 물기는 기존의 수분까지 가지고 강하게 증발하기 때문에 더 건조하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래서 물은 최대한 적게 닿고 물이 닿으면 피부장벽의 약화나 감염이 생기기 전에 빠르게 물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정한 보습은 물을 피부에 오래 닿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각질 피부층 아래 혈액 순환으로 수분공급이 충분하게 되고 피부장벽을 튼튼하게 해서 그 수분의 과한 증발을 막아주는 것입니다.

     

    드라이법, 한포진 관리의 핵심

    한포진 환자분들에게 제일 강조하는 한포진 관리법은 '드라이법'입니다. 대부분 보습강조하는 것은 많이 들어봤지만 드라이법은 처음 듣는다고 의아해합니다. 온풍으로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의 15~20cm 정도 떨어진 부위에서 살살 드라이하고 뜨거우면 잠시 떼고 해서 10~20분 정도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마지막에는 냉풍으로 마무리해 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드라이법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세균이나 곰팡이 증식을 막아줍니다. 세균이나 곰팡이는 진물처럼 영양분이 많고, 피부장벽은 약하고, 스테로이드와 같은 면역억제연고를 장기간 사용한 상황에서 습한 환경까지 만들어주면 급격하게 증식하기 쉽습니다. 드라이는 이들의 증식을 막아주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 가려움을 낮춰줍니다. 대부분의 가려움은 히스타민, 프로스타글라딘, 사이토카인 등 염증유발신호로 유발되는데 이들은 혈관확장을 유발시킵니다. 면역세포를 불러 모으기 위한 우리 몸의 조치라고 보면 됩니다. 온풍을 통해서 혈관을 확장시키면 이들 신호가 빠르게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가려움도 빠르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뜨거운 온도감각신호를 강하게 줌으로써 가려움의 신호를 잠시 교란시켜 잊게 합니다. 가려움은 양성피드백(긁으면 더 가려운 반응) 반응이기 때문에 처음에 긁지 않고 신호 교란으로 넘어가면 또 한동안 가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피부재생과 면역반응을 빠르게 진행시켜줍니다. 염증이 생기면 우리 몸에서 혈관확장신호를 가려움이라는 괴로움을 줌에도 불구하고 잔뜩  뿜어내는 이유는 면역과 재생을 위해서입니다. 면역세포를 불러 모으고 면역의 활성도를 높이고 피부장벽의 재생을 도와서 염증 반응이 빠르게 끝나고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드라이로 혈관을 확장시켜 주면 가려움 없이 이러한 반응을 도와주게 됩니다. 
    • 해독과 약용 물질의 전달을 돕습니다. 기본적으로 혈관 확장은 순환력을 좋게 해서 습진을 유발하는 독소가 침착되는 것을 막고 기존의 독소 역시 림프나 혈액으로 씻겨갈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한약이나 알레르기약의 약용 물질이 손발 끝까지 잘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약간의 의심으로 시작한 드라이법을 해보신 환자분들은 일단 한번 해보시면 매우 만족하고 회복속도도 빨라지게 됩니다. 드라이를 하면 따끔따끔 더 가려운 것 같기도 하지만 10~20분 정도 하고 나면 오히려 시원해지면서 가려움도 훨씬 덜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특히 자기 전에 꼭 하시고 가능하시면 아침에도, 가려울 때마다 하실 수 있으면 하시도록 말씀드립니다. 

    헤어드라이기를 통한 드라이법
    헤어드라이기를 이용한 드라이법 (출처 - shutterstock)

    계면활성제는 멀리

    계면활성제는 기름과 물을 섞일 수 있도록 해서 기름때를 제거하는 목적으로 세제, 비누, 바디워시, 샴푸 등에 사용됩니다. 피부장벽은 각질이 필라그린, 세라마이드라는 보습인자로 단단하게 붙어 튼튼하게 유지되는데 이러한 보습인자 역시 단백질과 지질 기름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면 보습인자도 제거될 수있습니다. 특히나 습진으로 피부장벽이 약한 사람은 이런 계면활성제를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비누, 손세정제 등은 식사하기 전에만 최소량으로 짧게 사용하고, 설거지나 손빨래할 때도 절대로 피부에 세제 닿지 않도록 일차 면장갑 끼고(땀흡수용) 이차 비닐장갑 끼고(고무차단) 그리고 고무장갑까지 끼고 해야 하고, 심하신 분들은 샤워, 머리감기, 세안할 때도 니트릴장갑(라텍스장갑은 안 됩니다.)이나 비닐장갑을 끼고 해서 직접 비누, 바디워시, 샴푸, 클렌징폼, 클렌징오일 등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알코올 역시 피부장벽을 약하게 하기 때문에 알코올도 최대한 안 닿게 하셔야 합니다. 알코올은 화한 느낌의 스킨이나, 손소독제, 일부 상처소독제에 들어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성분을 확인하시고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습진 부위의 소독은 피부자극이 적은 포비돈(요오드), 베타딘을 사용하고 드라이로 말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포진이 손발 국한 부위의 원인으로 발병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관리법으로 무조건 낫습니다라고 할 수 없지만 피부 습진의 형태이므로 이러한 관리법은 습진부위가 빨리 좋아지게 하고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최대한 물과 비누, 세제를 적게 닿고, 상처부위는 포비돈으로 소독하고, 드라이로 충분하게 말려주시고, 진물이 나지 않고 너무 건조한 부위는 바셀린과 같은 물기 없는 보습제로 각질층을 보호하고 피부 속 수분의 증발량을 막아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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