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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속된 스트레스의 비상상황, 코르티솔 호르몬
    치료실에서 하고 싶은 말들 2023. 1. 8. 21:22

    지난 번에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은 생존을 위한 반응이라고 언급하였습니다. 그 중 가장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으로 자율신경계의 반응, 교감신경계 항진 반응을 살폈습니다.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심폐와 뇌와 큰 근육으로 혈류가 집중되도록 이외의 다른 혈관은 수축하여 기능을 제한시켜버립니다. 하지만 신경전달물질의 한계 때문에 교감신경계를 통한 스트레스에 대한 몸의 대응은 오래 지속할 수 없습니다. 결국 스트레스가 지속된다면 다른 몸의 대응 메카니즘이 작동해야하는데 이것이 바로 부신이라는 장기에서 배출되는 코르티솔 호르몬입니다.

     

    내 몸을 갈아서라도 생존을 지켜라

    과거 스트레스는 추위, 기근, 상처, 싸움, 도망과 같은 생존 위협 상황에서 유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체온, 혈당, 혈압을 떨어뜨리지 않고 유지시키는 것이 제일 중요한 대응입니다. 자율신경계혈류를 조절해서 중요한 장기로 집중시켰다고 한다면 스트레스 호르몬에 의한 대응은 내몸을 갈아서 체온, 혈당, 혈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먹지도 자지도 쉬지도 않고 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면 몸을 갈아넣었다는 표현을 하는데 딱 이것입니다.)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 당류코르티코이드)은 뇌의 자극을 받아 신장 위에 있는 부신이라는 장기 피질(겉질)에서 나오는 호르몬입니다. (코르티솔 외에도  알도스테론(염류코르티코이드), 성호르몬(DHEA)도 분비됩니다. 이들은 다음 기회에) 코르티솔은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으로 이화호르몬, 즉 고분자물질을 저분자로 분해시키는 호르몬입니다. (일부 헬스하는 사람이 맞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성호르몬의 일종으로 동화호르몬, 즉 단백질 저분자물질을 근육과 같은 고분자물질로 합성하는 호르몬으로 코르티솔과는 정반대 호르몬입니다.) 

     

    스트레스 상황이 계속된다면 다른 기관은 퇴화되는 상황

    스트레스는 나중은 없는 상황 즉 '지금 당장'만 생각하는 상황입니다. 체온과 혈당과 혈압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기관은 정지 수준을 넘어 분해시켜버립니다. (사업이 위험할 때 핵심만 빼고 다른 자산을 다 팔아서 돈을 충당하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코르티솔을 보조 배터리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 연료가 고갈되는 일시적인 상황에서는 기운과 열이 나도록 유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시적인 스트레스 상황에는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르티솔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 된다면 다른 기관의 퇴화가 계속 될 수 있습니다. 근육, 피부, 인대, 혈관, 뼈 조직의 퇴화가 오고 면역, 생식, 성장의 기능도 떨어지고 과도한 혈압 상승으로 심장, 폐의 기능을 약해지고 당뇨, 고혈압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쿠싱증후군(cushing syndrome)이라고 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고 익숙한 모습이라고 깜짝 놀라시면 안 됩니다.

    쿠싱증후군의 모습
    장기적 코르티솔의 노출로 인한 쿠싱증후군의 전형적인 모습 (출처 https://www.mayoclinic.org/diseases-conditions/cushing-syndrome/symptoms-causes/syc-20351310)
    쿠싱증후군의 증상
    쿠싱증훈군의 증상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ushing%27s_syndrome)

    번아웃 신드롬

    언듯 들어보면 코르티솔이 매우 안 좋은 호르몬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나마 코르티솔마저 없으면 우리 몸은 더 힘들 수 있습니다. 계속되는 스트레스 상황에 보조 배터리인 코르티솔마저 바닥나면 극도의 피로감과 탈진된 느낌을 받고 의욕 자체가 사라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감기 몸살 두통 통증 등을  빈번하게 겪을 수 있고 정신적, 감정적으로도 짜증, 분노와 같은 피로감이 나타납니다. 즉 보조 배터리인 코르티솔이 채워질 틈도 없이 계속된 스트레스 상황이 계속되면서 부신기능이 망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번아웃 신드롬(burnout syndrome)'이라고 합니다.  꼭 번아웃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주변에서 고생고생 후 좀 살만해지니까 병을 얻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생각해볼 것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스트레스 상황이 면역저하상황으로 계속되면서 병을 키운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필요한 상황에 적절하게 코르티솔이 나올 수 있도록 부신의 기능을 보충하고 쉴 수 있는 상황을 꼭 같이 이루어져야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신(腎)'을 매우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단순히 혈액의 노폐물을 거르고 소변을 생성하고 신장의 기능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쇠퇴해가는 부신의 기능을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신(補腎)'을 위해서 숙지황과 같은 신장의 혈류량을 좋게 하는 약재 뿐만 아니라 대추 감초과 같이 혈당, 혈압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서 부신의 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약재와 관련 이야기는 다음 번에 자세히) 코르티솔 호르몬과 반대가 되는 호르몬은 성장호르몬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즉 성장호르몬이 나오는 상황이 코르티솔 호르몬은 쉴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들에게 키 잘 쓰려면 일찍 자고 단 거는 적게 먹고 몸에 좋은 음식 골고루 먹고 햇볕도 자주 보고 자주 뛰어놀면 된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말이 아니라는 생각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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