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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에 대한 몸의 반응 자율신경계치료실에서 하고 싶은 말들 2023. 1. 7. 23:59
만병의 원인이라고 불리는 '스트레스'에 대한 의학적 인식이 매우 오래된 것은 아닙니다. 정신적인 영역이 육체적인 영역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이제는 질환의 원인 중 스트레스가 빠지는 경우가 없을 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아토피, 알레르기, 안면홍조, 지루피부염 등 피부질환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스트레스의 인체 반응 중에서도 가장 즉각적이면서 강력한 반응인 '자율신경계'에 대한 반응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근래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동물과 싸우고 도망가고, 높은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따는 시절에도 스트레스는 있었습니다. 너무 추워 체온이 떨어지거나 오랜 기근으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할 때도, 다쳐서 피를 흘릴 때도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즉 과거의 '스트레스'라는 상황은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물론 요즘의 스트레스는 물리적 위협에 의한 상황보다는 정신적인 압박으로 인한 고민 걱정에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 걱정 역시 생존에 대한 투쟁상황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우리 몸은 효율적으로 반응하도록 진화 또는 설계되었습니다. 예전 동화에서 아이를 물어가는 호랑이와 싸워서 아이를 구출한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습니다. (그런 동화 없나요?) 아이를 단숨에 들고 호랑이에게 초강력 펀치를 날리고 우사인 볼트보다 빠르게 뛰어야 합니다. 배고픔, 통증 따위는 느낄 여유가 없습니다. 이것이 스트레스 상황에 최적화된 우리 몸의 반응입니다.
가장 빠르고 강력한 자율신경계, 교감신경
스트레스의 대한 효율적 반응 중 몇 초 안에 나타나는 강력한 반응은 '자율신경계'에 의한 것입니다. 자율신경계는 뇌 척수로 이어지는 신경계에 의해서 작용되는데 내 의지에 의해서 조절되지 않고 자동적, 즉각적으로 다양한 기관에 작용하는 반응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교감신경계'라는 것이 우세되고 그렇지 않은 편안한 상황에서는 '부교감신경계'라는 것이 우세됩니다. 교감신경계가 우세가 되면 오로지 뇌, 심폐, 큰 근육에 대한 기능만 최대화시키고 나머지 기능은 줄여버립니다. 소화, 성장, 재생, 면역, 배설 등의 기능은 당장은 중지시킵니다. 그 반응은 매우 즉각적이어서 밥 먹는 동안에 기분 나쁘거나 걱정되는 이야기를 딱 들으면 바로 입맛이 뚝 떨어지고 소화가 안 되는 경험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즉각적이고 강력한 스트레스에 대한 자율신경계의 반응 (출처 Autonomic nervous system - Wikipedia) 중심부 두면부 상체에만 혈액이 몰리는 교감신경 항진
피부질환을 보는 입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반응은 교감신경계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반응을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혈관을 수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피부 말초나 위장관, 신장 등으로 가는 혈관을 수축시켜서 혈류량을 줄이고 대신에 심장과 폐, 그리고 뇌로 가는 혈관은 확장시켜서 혈류를 몰리게 합니다. 특히 현대인처럼 정신적 스트레스에 집중되는 경우에는 더더욱 뇌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하면서 (그래도 뇌는 자기가 받을 정도만 받고 나머지 혈류는 곁가지로 얼굴, 두피, 뒷목, 어깨로 보냅니다) 장시간 유지될 때는 두통, 안면홍조, 안구통증, 목경직 등의 불편함을 호조하게 됩니다. 피부 관점에서도 손발을 차고 체액정체로 인해 팔다리 습진이 발생하고 재생도 더디면서 얼굴이나 두피는 붉고 열이 나고 피지량이 많고 염증이 잘 생기는 여드름 지루피부염 경우도 스트레스에 의한 교감신경계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 '상열하한'이라는 병리적인 상태를 자주 언급합니다. 열이 위(상체 얼굴)로 뜨고 아래(복부 팔다리)는 찬 상황을 말하는데 혈액순환을 강조합니다. 이 혈액 순환을 가로막는 큰 요인이 바로 스트레스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스트레스 상황은 체온, 혈당, 혈압이 떨어지는 생존 위협의 상황에서 발생했다면 (지금도 너무 마르고 손발 차고 식사를 규칙적으로 안 하시는 분들은 과거의 스트레스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은 정신적인 혹사의 상황이 현대의 스트레스 상황입니다. 부교감신경계가 항진할 수 있는 상황을 충분하게 만드셔야합니다. 특히 위에 언급한 피부질환이나 두면부의 불편함을 가진 분들이라면 의식적으로 식사 중에는 업무나 유튜브 등에 정신을 쏟기보다는 음식에 집중하고 침대에는 핸드폰이나 컴퓨터, TV를 멀리해서 뇌의 각성 상태를 방지하고 너무 밤늦지 않고 깊은 수면을 가져야만 합니다. 명상이나 반신욕이 좋은 이유도 항진된 교감신경을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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