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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가루 글루텐 때문에 장누수가 생긴다고?
    치료실에서 하고 싶은 말들 2023. 1. 3. 17:25

    한의원에서 치료하다 "밀가루 드시지 마세요"하면 "그럼 뭐 먹어요 먹을 것이 없어요" "저 빵 너무 좋아해요" "면마니아인데.." "서양애들은 맨날 밀가루 먹잖아요!"하고 투덜거리는 분들이 한두 분이 아닙니다. 그만큼 밀가루가 우리 식단에 많이 들어와 있구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미국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것처럼 '글루텐 프리(Gluten free)'를 찾아야만 할 상황이 한국에서도 금방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밀가루를 금하는 이유는 정제된 탄수화물의 혈당문제, 열을 가하는 과정의 당화에 의한 당독소(AGEs) 이외에도 밀가루로 유발되는 장누수증후군이 다양한 알레르기와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루텐을 함유하는 밀가루 음식
    글루텐을 함유하고 있는 밀가루 음식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Gluten)

    글루텐에 의한 장누수, 조눌린

    밀가루를 반죽하면 쫀득쫀득한 찰기가 느껴지는 이것이 밀가루 안의 글리아딘(Gliadin)과 글루테닌(Glutenin)이 물과 함께 혼합되어 글루텐(Gluten)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글리아딘 성분이 장점막 세포에 붙어서 조눌린(zonulin) 합성을 촉진하고 이 조눌린이 장점막 세포의 결합을 느슨하게 해서 장누수를 유발한다고 밝혀졌습니다. 이 느슨한 틈을 통해서 유입되면 안 되는 독소, 노폐물, 균이나 고분자단백질이 들어와서 염증과 알레르기를 유발합니다. 일부는 혈관을 타고 혈액뇌장벽(BBB)을 로 들어가 Brain fog와 같이 멍한 뇌신경염증을 유발하거나  '엑소로 핀'과 같은 물질은 모르핀처럼 작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중국음식을 먹으면 유난히 졸리는 차이니스푸드 신드롬도 MSG가 아니라 밀가루 때문인가 하는 혼자 생각도 해봤습니다.)

     

    오랜 세월 밀가루를 먹어온 선조들은 괜찮은데..

    밀가루 글루텐에 의한 장누수가 아토피 두드러기 알레르기 질환이나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이라고 하기에는 다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셀리악병환자와 글루텐 프리 음식실험을 통한 인과관계 확인도 약한 부분이 있고 특히 조상대대로 오랜 시간 밀을 주식으로 먹은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이것을 설명하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도정기술이 부족해서 통밀 형태로 먹어서 글루텐의 상대적 함량이 낮았다는 말이 있습니다.  품종 자체의 변화도 있습니다. 앉은뱅이밀과 같은 재래종과 다른 종으로 개량해서 병충해에 강하고 생산밀도를 높여 생산량을 늘리는 것에는 성공하였지만 과거의 밀과는 완전히 다른 종이 되어가면서 새로운 작물에 대한 인체의 반응을 초래했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강력한 제초제, 글리포세이트(Glyphosate)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강력한 제초제에도 죽지 않는 종자입니다. 그래야만 잡초없이 작물을 재배수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태어난 것이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조작생물(GMO)입니다. 미국 등 밀대량생산 국가에서는 글리포세이트라는 제초제를 뿌려도 죽지 않는 밀을 통해 엄청난 양을 수확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량의 제초제로 잡초를 제거할 수 있었으나 제초제에 대한 내성으로 요즘은 제초제 사용양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제초제에 죽지 않는 밀이라고 하더라고 밀에 남아있는 제초제성분(잔류 유기 오염물질, POPs)이 인체에 흡수되면 어떤 영향을 줄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대량 수확물을 보관 운송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곰팡이 세균의 부패, 오염, 병충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쓰는 방부제 살충제 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예전 할머니들이 빨간 고추를 그렇게 말리고 닦고 해도 곰팡이 벌레가 생겼는데 그런 과정을 다 약품처리로 해결한다면..) 글리포세이트의 증가량과 미국 내 셀리악병이나 치매, 유방암, 자살율 등등의 질환의 증가율이 깊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그래프는 구글에서 조금만 검색해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글리포세이트 사용량과 비만사망률에 대한 상관관계그래프
    글리포세이트 사용량과 비만사망률에 대한 상관관계그래프 (출처 https://www.newss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446)


    즐겨 보는 과학칼럼 중 하나인 <강석기의 과학카페>에 '밀가루 글루텐 유해성, 여전히 논란 중'이라는 글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밀의 품종부터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 요소를 잘 설명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 중 하나는 필자가 가지고 있는 심한 알레르기 비염이 밀가루를 끊고 나서 매우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거대자본의 종자-제초제 회사를 상대로 질병에 대한 인과관계를 밝히고 증명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합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두드러기 아토피 습진 알레르기 피부질환이나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밀가루를 끊어보는 것은 충분히 해 볼만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힘들면 우리밀, 유기농 밀으로라도 바꿉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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