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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몸 혹사시키는 스트레스 체질, 소양인
    치료실에서 하고 싶은 말들 2023. 1. 11. 22:36

    한의사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 보면 이 사람과 저 사람은 스타일이나 성격, 생활 패턴이 참 비슷하다 아니면 너무 다르다고 그룹핑이 자연스럽게 될 수 있습니다. 환자로 사람들을 접할 때도 질병, 기력, 체형, 성격이 비슷한 묶음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때가 많습니다. 이것을 체질이라고 하는구나 느끼고 한의학의 사상의학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의 교감신경흥분(https://jwonk96.tistory.com/entry/autonomic),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의 분비가 어떠한 작용을 유발하는지(https://jwonk96.tistory.com/entry/cortisol)를 살펴봤기 때문에 이러한 스트레스형 사상체질, 소양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질병이 잘 나타나는 패턴을 설명해주는 체질

    체질을 구분하는 기준은 다양합니다. 얼굴 생김새를 보기도 하고 체형을 보기도 합니다. 성격을 보기도 하고 자주 발생하는 질병이나 약한 기관을 보기도 합니다. 체질 자체가 혈액형처럼 유전자처럼 딱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몇 가지만 살펴서 단정 짓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건강한 사람, 사회화, 교육화가 많이 된 사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은 경우에는 그 체질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한의원마다 체질 감별이 다르게 나오기도 합니다. (한의원에 따라 애매한 경우 체질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한의학에서의 체질은 체질별로 약한 장기를 통해 질병이 잘 나타나는 패턴을 중시하기 때문에 질병으로 체질처방을 차용하기도 하고 질병보다 체질적 성향을 중시하기도 하므로 치료법은 획일화되어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저 역시 피부질환 염증질환을 볼 때 소양인 한약처방을 많이 활용하는데 체질이 소양인이신 분도 있지만 소양인의 처방이 질환에 적합한 경우도 많아서 활용하기도 합니다.  

     

    열이 많고 상체 발달형의 소양인 = 스트레스 항진형

    소양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체형은 상체가 발달되고 하체는 빈약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열이 많고 화, 흥, 감정기복이 많습니다. 민첩하며 추진력, 급한 면이 있습니다만 끈기, 마무리는 부족합니다. 비장(소화기)이 강하고 신장(비뇨생식기)은 약하다고 합니다. 땀도 잘 안 나고 소변도 자주 안 봅니다. 이런 표현으로는 실감이 잘 안 나실 것 같습니다. 친구들 중에 내일은 없다 같은 모토로 사는 친구를 떠올려보시길 바랍니다. 해야 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오늘 당장 저돌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뭐 하자고 하면 지금 바로 시작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밤새 해도 끄떡없고 잠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앞뒤 많이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말도 많이 하고 에너지도 많아 보입니다. 그나마 소화력이 버텨줘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비위가 약한 소음인보다는 내 몸 생각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삽니다. 하지만 일을 벌이는 것은 좋아하는데 쉽게 지쳐서 마무리는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 상상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러한 소양인 체질을 스트레스 항진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방출됩니다. 그러면 두면상지부로 혈류 혈압이 증가하고 열이 위로 뻗치게 됩니다. 하체나 피부 쪽의 혈액순환은 저하되면서 땀 소변이 줄어들게 됩니다. 코르티솔의 과분비로 가진 에너지보다 항상 더 에너지를 쓰고 통증에도 강하고 잠도 잘 안 자고 견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못하고 쉽게 고갈되면 지치거나 더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즉 소양인은 몸을 스트레스 상황으로 쉽게 만들어서 자기 몸 축나는 줄 모르고 오버해서 사는 타입이라고 봅니다. 

     

    사상 체질별 체형
    사상 체질별 체형 (출처 한국한의학연구원)

    스트레스 항진형으로 나타나는 과민성 염증성 소모성 소양인 질환 

    스트레스 항진형 소양인은 역시나 스트레스성 질환이 많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쉽게 예민 불안 초조해지고 수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율신경계의 실조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상부 쪽 높은 혈압은 두통, 안구건조증, 이명도 잘 나타납니다. 상부 소화기에는 스트레스와 합해서 역류성 식도염도 잘 발생하고 하복부 쪽으로 순환저하로 변비소변이 시원하지 않고 성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스트레스 상태의 지속은 염증성 질환도 많이 가져오는데 피부질환 가려움증이 많은 이유입니다. 흥분 상태는 자기 몸 축나는 줄 모르고 막 몸을 과사용하기 때문에 허리 무릎 통증과 같은 퇴행성 소모성 질환도 많이 발생합니다. 결국 이러한 질병 하나하나를 보는 것보다는 소양인이라는 체질을 관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 조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피부와 신장 쪽 혈액순환을 돕고 두면상체의 열을 내리는 소양인 한약 처방 

    소양인에게 많이 활용하는 처방에는 형방패독산, 형방도적산, 형방사백산, 양독백호탕, 양격산화탕, 독활지황탕, 형방지황탕, 저령차전자탕 등등이 있습니다. 처방의 전문적인 활용법은 생략하고 소양인 처방에서 다빈도로 활용하는 약재를 살펴보면 소양인의 어떤 점을 조절하고자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선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형개, 방풍, 강활, 독활이라는 약재인데 이들은 '발산약'이라고 해서 체표쪽 순환을 돕는 약재입니다. 즉 말초순환을 열어줘서 상체 중심부로 집중된 혈류를 풀어주고 땀을 내서 열을 식히고 진정시키게 돕습니다. 다음의 복령, 택사, 차전자, 목통과 같은 약재는 '이수약'이라고 해서 이뇨작용을 돕습니다. 이뇨작용은 신장 쪽 혈류를 증가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체의 혈압을 낮출 수 있게 합니다. 다음은 숙지황 생지황이라는 약재는 보정(補精) 보혈(補血)을 해서 과항진 상태로 고갈된 정과 혈을 보충해 줍니다. 그 밖에도 석고, 황련, 지모 등의 약재는 청열약으로 작용하여 열과 염증을 낮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전에 스트레스 장기 부신을 보충하는 처방 '육미지황원'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https://jwonk96.tistory.com/entry/yukmi) 육미지황원의 변형 처방이 소양인 한약 처방에 많은 것도 비슷한 이유입니다. 소양인이 건강할 때는 변비가 없고 더 나아가 소변, 땀이 잘 나오고 잠을 잘 때라고 체크하는 것 역시 소양인의 처방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체질에 대한 관점은 한의사나 전문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이렇게 바라보는 것 역시 저의 개인적인 견해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렇지만 소음인 또는 태음인이라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끊임없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어쩔 수 없이 과흥분, 과항진형태로 살다 보면 소양인 패턴의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피부 질환을 볼 때 그들의 생활패턴과 스트레스 상황을 고려하여 꼭 체질이 소양인이 아니더라도 소양인 처방을 많이 활용합니다. 단순히 내 체질은 무엇인가 내 체질에는 어떤 음식이 맞는 것인가에만 국한되는 것보다는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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